종합상식/생각하면서

수호천사 인터뷰

오늘의 쉼터 2011. 5. 12. 11:47

 

수호천사 인터뷰


당신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주저하는 것, 

안과 밖이 헷갈리는 것, 몸과 생각이 따로 노는 것,
지식과 지혜가 엇갈리는 것 등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들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길이 없습니다.


당신이 나를 어찌 바라보고,

또 무얼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대략 이런 거겠지요.
당신이 위험에 처할 때 정작 뭘 하려는지,
길이라도 막아서 위험을 면하게 해 주려는지,

혹시 보호막 같은 걸 둘러쳐 주려는지,
번쩍 들어서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려는지,

피할 바위나 동굴이 되어 주려는지,
한 마디로 초능력을 보여 줄 건지!

이런 얘기를 지면에다 공개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 정체,
그리고 그동안 당신에게 해 온 일에 대해 속 시원히 공개하고자 합니다.

일단 먼저, 당신이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그 일,
몰입할 때마다 '천직이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꽉 찼었지요?
지금은 배우자인 분과 한참 데이트할 무렵 '이 사람이다.' 하는 생각에
온 세상이 환해지고 정신이 아득했었지요?
이런 것보다야 사소합니다만 지난여름,
맘에 쏙 드는 곳으로 휴가를 다녀오도록 누군가 여행지 선택을 도와줬었지요?
얼마 전에는 건강 식단 고민 중에 책꽂이에서 딱 좋은 웰빙 요리책을 찾아낸 적이 있었지요?
또 이런 것들은 어떤가요?
며칠 전에는 고민하던 일이 사실 자체보다는 정의와 양심의 문제로 이해된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녘에는 읽던 책에서
썩 괜찮은 한마디를 찾아내고 마음이 참 좋아 흥얼거린 적이 있었지요?
이런 모든 게 내가 한 일……이 아니고,

그 모든 순간 언제나 당신 곁에 있어 주었던 게 내가 한 일입니다.

당신이 혼잣말이나 마음으로 말할 때 그 소리를 들어주는 이가 바로 나입니다.
당신 곁을 떠난 적이 없으나 당신은 나를 볼 수 없고 당신을 위한 내 기도 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내게 명령할 수도, 무엇에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은 이런 얘기를 듣고 “뭐야?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라고 투덜거릴지도 모릅니다.
그건 당신 마음입니다.
그러나 당신, 심지어 나도 내 역할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게 규칙입니다.

그저 나는 당신을 위해 늘 기도하며,
당신 곁에서 당신의 깊고 진실한 기도가 향기가 되는 것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좋은 생각을 펼쳐 선한 일을 도모하면 박수치며 응원합니다.
당신이 삶 가운데 고속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면 열렬히 지지합니다.
당신이 도움의 손을 펴면 곳곳에 기적이 생기는 것을 기뻐합니다.
당신이 배려와 미소를 함께 꺼내드는 모습을 사랑합니다.
나도 당신과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

가끔 당신이 지쳐하면 “혼자가 아닌데!”하고 격려하고,
무심히 악한 길로 접어들면 “피해야 할 텐데!”하고 염려의 말을 걸기도 합니다.
마치 들은 것처럼 당신이 씩씩하게 자리에서 일어나고,
스스로 위험에서 벗어날 때가 최고로 보람 있는 순간입니다.
바로 그때 세상의 모든 수호천사들과 더불어 환호합니다.
그게 전부라면 전부입니다.

어떠세요?

내 일, 이제 좀 이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