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생각하면서

친구잖아. 뭐 어때

오늘의 쉼터 2010. 7. 10. 11:32

 

친구잖아. 뭐 어때
여대생이 되고,
생각과 마음이 맞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하기 꺼려지는 친구도 생겨났습니다.

자신 없는 눈빛, 후줄근한 옷,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
성적도 고만고만해서
조별 과제 모임에도 끼워주기 애매한 친구.
어느덧 우리들 모두 조금씩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학과 모임에 빠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거의 악착같이 붙어 있으려고 하더군요.
은근히 돌리는 말로, 때로는 직접적인 말로
그 친구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우린 친구잖아. 뭐 어때."

대놓고 면박 주는 아이들 사이에서 웃으면서
그 친구는 항상 그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대학생활이 거의 끝날 때쯤,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백혈병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 전세금과 아버지 퇴직금 모두 병원으로 들어가고,
저는 너무 힘들어 학교에 나오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학교 친구들은 이런 저의 사정을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요즘 걔 바쁜가보네.' 라는 정도의 이야기만 오갈 뿐
저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그 친구만이 병원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말없이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더군요.

열어보니 헌혈증서였습니다.
3년간 모은 26장의 헌혈증서.
나중에 알았는데, 그날 헌혈하고 받아온
헌혈증서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어렵게 모은 것을 저에게 주냐고 물었습니다.
그 친구의 대답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우린 친구잖아. 뭐 어때."

그 이후 8년.
저는 그 친구와 다시없을 좋은 우정을
계속 나누고 있습니다.

아! 최근 한 가지 불만이 생겼군요.
이 친구가 저보다 먼저 시집을 간다더군요.

"내 친구, 소현아! 사랑한다. 행복해야 해."

- 박연주 (새벽편지 가족) -



모정, 부정, 우애, 우정.
모두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 두분의 아름다운 사랑이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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