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만물창고

추억의 고향 가는 길

오늘의 쉼터 2010. 2. 15. 10:13

추억의 고향 가는 길

 

 

설날의 추억을 떠올려 보기 위해
60, 70년대로 한번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면 때때옷을 사러 시장에 갑니다.


좋으면서도 어찌할 줄 모르는 꼬마의 표정이 귀엽네요.




때때옷을 입고 뽐내는 꼬마 아가씨들!

그때의 자기만 한 딸을 둔 엄마가 되었겠지요?




당시의 대표적인 선물 세트 가운데 하나지요?

선물용 설탕세트를 사서는 고향 갈 꿈에 부풉니다.




그러나 고속버스표를 예매하는 여의도광장에는

삽시간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표가 동나 버렸고




용산역 광장에 몰려든 예매객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포로수용소를 방불케 합니다.




예매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 서울역!

불과 20여 년 전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데모를 진압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상사를 막기 위해 동원된 경찰입니다.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한 예매객들이

텐트까지 동원하여 날 새기만을 기다리고

 


고향으로 달려가는 꿈을 꾸면서

지하도에서 새벽을 기다리며 잠을 잡니다.




고향행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입구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부딪히고 밀치더라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짜증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엔 오직 한가지!

눈 덮인 하얀 초가지붕이 그립고




꾸벅꾸벅 해 저무는 늦은 시각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저녁연기가 그립고




자식을 기다리는 고향 어머니의

저녁밥 짓는 모습만 떠오를 뿐입니다.




"이눔 자식들 빨리 안 오나?

저녁도 안 먹고 얼마나 배가 고플꼬?"




아빠는 귀여운 딸을 목마하고

엄마는 등에 업고 기차로 향합니다.




탔다는 것만으로 그들은 행복합니다.

자리가 없어도 좋고 선반이라도 좋습니다.




사람이 아닌 짐이 되어도 좋습니다.

설날 고향에만 갈 수만 있다면 행복합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오직 한가지!

고향집 대문을 들어설 수 있다는 기쁨과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린

고향집 처마만이 떠오를 뿐입니다.




한편, 고향에서는

설 준비에 분주합니다.




어머니는 떡방앗간에서

떡국 만들 떡가래를 정성스레 뽑고




이게 무엇인지 아시지요?

온도계가 달린 이 신기한 기계!




설이 다가오면 언제나 기다렸던 뻥튀기 아저씨!

친구들이랑 종일 뻥튀기 기계 옆에서 구경했던 시절!




그러다 "뻥" 하는 소리와 함께 무럭무럭 김이 피어오르면

광주리에서 흘러나온 옥수수나 쌀을 주워 먹었던 시절!

수십 년이 지난 그날이 너무도 그리운 오늘입니다.




이제 곧 설 차례를 지내려나 봅니다.

어른들의 설빔에서는 근엄함이 느껴지고

맏종부의 모습에서는 가문의 힘이 느껴집니다.




맏종부가 차린 제사상 앞에서

후손들이 조상에게 술을 올리고




몸과 마음으로 조상께 엄숙히 절을 합니다.

오른쪽 꼬마의 옷차림이 비범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제사를 지내며 가끔 웃었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래된 한 장의 널뛰기 사진이지만

담장 너머로 보였다 사라졌다 했을 댕기 머리!




흥겨운 장단의 풍물패가 동네 집집을 돌 때!

그 흥겨움에 춤을 추며 졸졸 따라다녔던 설날의 추억!

양지바른 초가지붕 아래서 윷놀이했던 그날의 설날이 그립고

세뱃돈 줘야 하는 나이가 된 지금 세뱃돈 받던 설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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