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벗으시요, 또 벗으시요! ★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한양 어디쯤에 선비 한 사람이 살았데요.
그는 자기가 다니는 절의 큰스님을 지극히 존경했더랬답니다.
어느 날 그는 부인에게 절에 가서
그 큰 스님을 한번 찾아 뵙고 오라고 말을 했습니다.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나
되는 양 설치고 다니는 그녀의 오만한 굴레를 벗겨 볼 요량으로.
부인이 절을 하고 큰 스님을 친견하였는 데 스님은 한 참 동안 그 부인의
말을 듣더니 지긋이 눈을 감고 있다가 느닷없이 "벗으시오~!" 하는 게 아닌가.
부인은 당황했지만 큰스님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윗옷을 벗으니 큰 스님은
또 "벗으시오~! 하였더랍니다.
벗으면 또 벗으라고 하여 벗고, 또 벗으니 마지막엔 빤츄만 남게 되었는데...
또 "벗으시오~!" 하는 게 아닌가
그 부인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문을 박차고 나와 집으로 돌아와 버렸드래요.
집에 와서 남편에게...
"여봇, 그놈의 땡중이 무슨 놈의 큰 스님이란 말여요?
유부녀 옷이나 벗기는 색골 주제에"
가만이 듣고 있던 남편 왈
"어허, 당신 또 얼굴에 똥칠을 하였구려,
스님은 당신의 그 오만한 아상(我相)의 꺼풀을
벗으라는 걸 가지고 벗으라면 몸뚱이 옷 밖에 모르는 당신이 답답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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