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술을 부리는 라면상자 초등학교는 십리길을 걸어서라도 다닐 수 있었지만 중학교를 다니기에는 우리집이 너무나 외진곳에 있었다. 대학교 까지 다니고 싶었지만 부모님은내가 농사꾼으로 남기를 바라셨다. 학비는 안 주셔도 좋아요. 제가 나가서 일하면서 공부하겠습니다." 떠나는 날 까지 쳐다보시지도 않으셨다. 무일푼으로 타지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너,집나왔구나!" 서울에는 일자리가 많을거라 생각한 것이 착오였다. 떠나올때 어머니가 싸주신 누룽지 말린 것과 약간의돈도 거의 다 써갔다. 마음이 답답했다.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었는데.... 작고 허름한 인쇄소 앞을 지나게 되었다. 무슨일 이라도 좋아요. 아저씨,일하게 해주세요."
핑 쏟아지는 눈물. 울지말고 들어와 보렴." 여기저기 잘린 종이조각들이 널려있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는 나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중에 학자금이 모아지면 낮에는 일을하고 그 날부터 나는 인쇄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분이 퇴근하고 나면 나는 캄캄한게 무섭기도 했지만 노래를 부르며 무서움을 이겼다. 찬 바닥에 스티로폴을 깔고 자야 했지만 조금만 참으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충분히 참아 낼 수 있었다. 나는 라면 한 상자를 사다놓고 나머지는 몽땅 저금을 했다. 한 달이 또 지나갔다. 라면 상자에 손을 넣어보니 라면이 두개밖에 없었다. 나는 그 중에서 한 개를 꺼냈다. 라면 상자에 손을 넣었다. 신기하게도 라면 두개가 그대로 있었다. 손에 닿지 않게 숨어 있었나..." 하루가 또 지났다. 저녁이 되어 나는 마지막 남은 라면을 먹기위해서 상자에 손을 넣었다. 하나만 있어야 할 라면이 또 두 개였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상자를 아예 다 열어보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 상자에 스무개밖에 안되는 대강은 짐작이 갔지만 어째서 라면이 줄어들지 않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라면상자를 쳐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시며 걸어나오셨다. 살고 계신다는 김씨 아저씨... 인쇄소 옆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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