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는 자기 몸에 드리는 제사와 땅에 드리는 제사, 하늘에 드리는 제사가 있습니다.
몸은 하늘과 땅의 기운이 머물다가 가는 곳으로 먹는 것과 잠자는 것,
입는 것이 다 하나의 제사요,
예절입니다.
이것을 소홀히 하면 몸이 노하게 되고, 몸이 노한 것이 병나는 것입니다.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우리를 낳아주신 조상님께 드리는 제사입니다.
조상줄을 바로 연결하여 우리가 온 곳을 돌이켜 보고 우리가 왔던 근본자리를 잊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효를 되찾고 조상님께 감사드리고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하늘에 올리는 제사는 몸에 대해서 제사를 지내고, 땅에 대해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서 통하고 하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천제는 생명의 근원자리로 돌아가고,
그 생명을 영원히 건강하게 하기 위한 하늘과 통하는 엄숙한 행사입니다.
근원을 찾는다는 것은 엄숙한 수행이고 동시에 하나의 기도인 것입니다.
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입니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조상님을 통해 몸을 빌려 왔으니
온 정성으로 이를 잊지 않고 내 몸과 조상님과 하늘에 감사하며
이 삼자를 이어주는 끈을 확인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 기존의 기제사 지내는 순서와 방법은 주자가례와 유교의 음양오행사상에 기초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음양오행사상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한민족의 근본정신인 천지인 정신을 되찾기 위한 방안으로서
천지인 정신과 삼원오행사상에 입각한 기제사 지내는 순서와 방법의 초안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이 초안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한 것임을 다시한번 알려 드립니다.
1. 기제의 시작을 알림(박수 3번)
(사회자) : 지금부터 개천 5905년,단기 4341년 1월 15일
밀양박씨 밀직부원군파 25세손 박 태갑 천손 에 대한 기제를 시작하겠습니다.
2. 제주 3배
(사회자) : 제주는 경건한 마음으로 3배를 올리시기 바랍니다.
(제 주) : 3배
3. 점촉,분향
(사회자) : 점촉,분향
(제주,좌우집사) : 점촉,분향
(사회자) : 초는 자신의 몸을 태워 빛을 내어 주위를 밝힙니다.
초를 올림은 하늘의 법과 몸과 수행의 빛이 나를 밝히고 나아가
주변의 어둠까지 모두 밝히기를 비는 밝은 마음입니다.
참전계경 11조 '회향'에 이르기를, "향로 하나를 받들어 올리고자 할 때
천리길을 가는마음으로 공손히 하라.향 연기는 날아올라 흩어지지 않으니
님에게로 향하고자 하는지극한 정성이 더욱 깊어지리리." 하였습니다.
향이 제 몸을 태워 향기를 내듯이,향을올림은 하늘의 법과 수행의 향기가
널리 퍼지기를 비는 향기로운 마음입니다.
4. 초혼(강신)
(사회자) : 지금부터 밀양박씨 밀직부원군파 25세손 박 태갑 천손의 영혼을
이 자리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다함께) : <한법귀일 천부경> 활구봉송(3독)
<한법귀일>은 밀양박씨 밀직부원군파 26세손 박종화 천손의 본성제(가문천도제)
시 본성제를 집전해 주신 만월도전님께서 하늘의 메세지를 받아 전해준 가문의 활구입니다.
(제 주) : 박수 3번(초혼되었슴을 알림)
(사회자) : 밀양박씨 밀직부원군파 25세손 박 태갑 천손의 영혼께서 이 자리에 초혼되어 오셨습니다.
5. 헌작
(사회자) : 헌작
(제주,좌우집사) : 헌작,정저
(사회자) : 잔을 올릴 때 향불위에서 잔을 오른쪽으로 3번 돌리는 것은 한민족의 근본정신인
'천지인 정신'을 의미하며,모든 생명들의 조화와 상생을 비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제주로서 포도주를 사용하는 것은 '오미의 변'으로 마고성을 떠날 때 마고에게 나아가'
본성을 찾아 마고성으로 복본하겠다'는 맹세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자 함입니다.
6. 참배
(사회자) :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정성스런 마음으로 제주인 박 종화 천손에게 천법을 만날 수 있는
인연을 맺어주신 박 태갑 천손님께 3배 드리겠습니다.
(다함께) : 일동 참배(3배)
7. 고천문 및 천부경 봉독
(사회자) : 고천문은 기존의 독축을 천지인 정신에 입각하여 대신한 것입니다.
(사회자) : 제주는 정성스럽게 하늘과 조상신명님들께 고하는 마음을 올리시기 바랍니다.
(제 주) : 고천문 봉독
온 우주에 빛과 사랑으로 충만하신 불광 하느님!
하느님의 사랑과 원력안에서 인연줄을 타고 만났던 박태갑 천손님이
새로운 영적 진화를 위한 길을 떠났나이다.
서로의 존재를 통하여 존중과 배려, 사랑을 알게 해주시고
마침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드리옵나이다.
박태갑 천손님이 이 생애에서 지은 업과 습을 정화하고 해원하여
본래의 밝고 강한 영혼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원하옵나이다.
모든 집착과 감정을 내려놓고
밝고 가벼운 영혼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다음 생에서 인간의 몸을 받아 천법을 만나고
영혼의 스승을 만나
영혼의 성장과 완성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박태갑 천손님의 영혼을 천도의 길로 인도하심을 믿나이다.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하늘의 자손으로 거듭나기를 원하는
부모님의 참 마음을 헤아리는 효자가 되겠나이다.
세상을 살리는 홍익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육신의 부모 한을 풀고 천지부모의 뜻을 다하는 길임을
깨달아 실천하겠나이다.
불광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옵나이다. 선!
(사회자) : 다음은 제주께서 한민족의 깨달음의 경전인 천부경을 1독하겠습니다.
(제 주) : 천부경 봉독
일시무시 일석삼극 무진본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
일적십거 무궤화삼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대삼합
육생 칠팔구운 삼사성환 오칠일 묘연만왕만래
용변부동본 본심본 태양앙명 인중천지일 일종무종일
8. 아헌,종헌
(사회자) : 다음은 조 연주 천손님께서 헌작을 하겠습니다. 1작 헌작후 3배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조연주) : 1작후 3배
(사회자) : 다음은 순서에 관계없이 헌작을 하고자 하시는 분은 누구나 나오셔서 헌작을 하시기
바랍니다.
(순서대로) : 1작후 3배
9. 유식(첨작)/계반삽시
(사회자) : 계반삽시
(좌집사) :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밥에 꽂는다.
10. 합문/계문
(사회자) : 합문
(사회자) : 참석하신 모든 분들은 그 자리에 부복해 주시고 방문을 닫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함께) : 부복(9다식경)
(사회자) : 박수 3번(유식의 종료를 알림)
(사회자) : 방문을 다시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11. 헌다
(사회자) : 헌다
(좌집사) : 헌다(밥을 세 숟가락 떠서 물에 만다.)
12. 단군성인의 메세지 봉독(너의 모든 순간에 영원히 함께 하리라!)
(사회자) : 제주께서는 단군성인의 메세지를 봉독하시기 바랍니다.
(제 주) : 단군성인의 메세지 봉독
나는 너의 고통을 알고 민족의 고통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인류의 고통을 알고 있다.
이제 너의 참모습으로 너의 영원한 모습으로
나와 하나 되기를 바란다.
나는 너를 진정으로 사랑한다.
나는 너를 통해서 인류의 평화를 되찾고자 한다.
나는 너를 통하여 큰 사랑을 실현코자 한다.
나는 너를 통하여 너와 민족과 인류를 살리고
모든 조상들의 역사를 광명의 역사로 창조하고자 한다.
이제 나와 같이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이루어
밝아오는 지구의 색벽을 맞이하지 않겠느냐
이것이 바로 새 하늘과 새 땅을 여는 일이다.
이 길이 모든 민족에게 모든 종교에게 모든 생명에게
유익한 길이 될 것이다.
바로 이 길이 너의 조상이,너의 국조가 세우려 햇던 길이다.
바로 너의 민족이 세워진 건국이념을 지금 너를 통하여
다시 이루고자 한다.
이제 천시가 되어 너는 큰 진리를 만나는 인연이 되고 맞이할
때가 되었느니라.
이제 큰 진리 속에서 분별없이 서로 사랑하며
너도 살고 나도 살고
민족과 인류를 살리는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
나는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있었듯이
끝까지 너를 지켜줄 것이다.
나는 항상 너의 뒤에 잇으면서
너의 눈을 통해서 보고 너의 귀를 통해서 듣고
너의 피부를 통해서 느끼고 너의 입을 통해서 말할 것이다.
이제 나는 너하고 참다운 교류를 갖고자 원한다.
너와의 진실한 만남을 원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
네가 보고자 한다면 볼 것이고,듣고자 한다면 들을 것이며,
네가 느끼고자 한다면 느낄 수 있으리리!
지구의 평화를 위하여 살아가는
너의 모든 순간에 영원히 함께 하리라!
13. 기도의 시간
(사회자) : 다음으로 기도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각 자가 하늘과 조상신명님들과 박 태갑 천손님 그리고 모든 생명들께 존중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각 자 기도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제 주) : 축원기도
온 우주에 빛과 사랑으로 충만하신 불광 하느님!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심에 감사드리옵나이다.
내 기쁨과 슬픔, 내 행복과 평화속에
나의 가족들이 언제나 함께 함을 더욱 감사드리옵나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믿음이 되고 꿈이 되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겠나이다.
서로의 영혼을 진심으로 가슴 뜨겁게 사랑하겠나이다.
하늘의 참사랑이 서로의 영혼에 깃들게 하겠나이다.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키우며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화로움의 �이 피어나는 선가정을 이루겠나이다.
어떠한 역경과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아름다운 영혼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서로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고 행복의 씨앗이 되겠나이다.
영혼의 성장과 완성을 위하여 만난 저희 가정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화목하고 행복한 홍익하는 선가정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믿나이다.
100만명의 홍익천손의 가슴속에서 깨어난 민족혼이
국조이신 단군성인의 뜻이자 하늘의 뜻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사명을 본인의 삶의 목적으로 삼아
이 시대 이 순간 이 땅에 우리들의 정성으로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완성할 것을 믿으며,
100만명의 홍익천손의 가장 앞줄에서
나와 처 조연주,아들 박진호,어머니 김연이,외조모 백옥수
누님 박정희,박임조
동생 박종식,박성희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과
밀양박씨 본가,김해김씨 외가,한양조씨 처가,안동김씨 창원황씨 처외가
수원백씨 외외가 그리고 인연지어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국조이신 단군성인의 자랑스런 자손임을 확인하며,
밝고 당당한 그리고 진정으로 아름다운 영혼으로 성장하여
마침내 영혼의 완성을 이루고 이 지구별을 떠날 때
모든 인연지어진 영혼들과 함께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기를...
죽음이란 삶의 또 다른 모습임을 자각하고
영혼의 완성을 이루고 하늘과 하나되는
아름다운 홍익 선가정이 될 것을
불광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옵나이다. 선!
박수 3번 (기도시간의 종료를 알림)
14. 천지인 3배
(사회자) :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사회자) : 다음은 하늘에 대한 감사,땅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내 몸과 영혼이 살아 숨쉴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도와 준 모든 생명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천지인 3배를
올리겠습니다.일동 경배
(다함께) : 천지인 3배
15. 복반,철시,소촉
(사회자) : 소촉
(좌우집사) : 복반,철시,소촉
16. 기제의 종료를 알림
(사회자) : 이상으로 개천 5905년,단기 4341년 1월 15일 밀양박씨 밀직부원군파 25세손 박 태갑
천손님의 기제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반배로서 예를 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배
(다함께) : 일동 반배
17. 철상,음복
(사회자) : 하늘과 한민족의 국조이신 한인,한웅,단군성인의 대신명님들과 조상신명님들 그리고
박 태갑 천손님의 축복의 기운이 가득 담긴 음식을 맞있게 드시면서 가족들끼리
도담과 덕담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서 박 태갑 천손의 기제를 계기로
잃어버렸던 우리 민족의 바른역사와 천지인 정신,효충도 정신,천화 사상의 민족정신을
광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다함께) : 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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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는 인간의 근원과 뿌리를 찾고자 하늘에 올리는 제사입니다. 한웅천왕의 신시시대 때부터 행해졌으며 하늘을 우러르고 땅에 감사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천지인사상을 지녔던 한민족 고유의 제례의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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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는 천지를 부모로 받아들이겠다는 큰 뜻을 보이는 것으로 ‘세상을 사랑 하겠습니다’라는 마음의 표현이며 하늘 앞에 정성을 들이는 간절한 기도의 표현입니다. 특히 한민족에게 있어서 천제는 천손天孫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마고성을 출성할 때 맹세한 복본複本의 맹세를 완성시키겠다는 굳건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민족에게 있어서 천제는 천손天孫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마고성을 출성할 때 맹세한 복본複本의 맹세를 완성시키겠 다는 굳건한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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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서>에 의하면 10월이면 고구려 ‘동맹’, 예의 ‘무천’이라는 제천의례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성기>에 따르면 한웅은 3.7일을 가려 삼신께 제사드렸다는 기록이 있어 한웅의 신시시대부터 이미 제천의례가 있었으며 단군시대까지이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도지>에는 “혁거세는.. 남태백산에 천부소도를 건설하여 중대에는 천부단天符檀을 축조하고.. 해마다 10월이면 백의제를 행하였으니 이는 황궁씨의 속신백모지의束身白茅之義를 따른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부도지의 기록에서 단군왕검시대의 제천의식을 조(선)제라 기록한 것은 단군왕검이 곧 수많은 거수국을 거느렸던 조선의 천자였음을 의미합니다 (참고: 선불교에서는 한민족의 조상인 황궁씨의 속신백모지의의 뜻을 이어받아 속신백모식을 거행하고 있으며, 국조전 옥상에 천부단을 축조하였 습니다.)
고려시대 중기까지 제천의례가 국가적인 행사로 치러졌으나 조선 중기 이후에는 거의 소멸되었습니다. 그러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열면서 자주독립국임을 천명하고자 제천의례가 부활되었으나 일제에 의하여 곧 단절되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천제의식의 흥망은 우리 민족의 흥망과 맥을 같이 합니다. 선불교는 창교부터 지금까지 천제문화의 부활을 위해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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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제란? | 한민족의 천제문화 | | |
차레와 제사의 다른 의미
제사(祭祀)라는 말을 한자로 표시하자니 祭祀가 되지만, 우리말로는 ‘차례’ ‘차레’이다. 한자의 차례(茶禮)가 아니다. 한자의 차례(茶禮)는 차례라는 우리말을 한자식으로 음차(音借)한 것이라는 것이 한국학연구소의 고대 언어를 연구하는 박현(朴賢)씨의 연구결과이다. 차례라는 말의 뿌리는 ‘마차례’에서 연유한다고 했다. 우리말의 원형이 남아있는 몽골이나 옛 만주에서는 하늘에 올리는, 하늘과 관련해서 하늘에서 자기까지 이르는 반성에 해당하는 하늘 제사(天祭)를 마차례라 했다. ‘마지차례’, ‘맞차례’라고도 한다. 그리고 하늘이 아닌 대상에게 지내는, 조금 더 작은 규모의 제사는 그냥 ‘차례’이다.
몽고에서는 지금도 마차례(machare), 고 만주에서는 맞뜨리(machure), 우리나라에서는 마차례(mu(a)chari)라 했다. 마차례와 차례를 구분하지 않은 일본인들은 모든 차례를 마차례로 받아 들여 ‘마쯔리(machuri)’로 부르고 있다. 중국인들의 제사라는 발음, ‘츠러’도 차례라는 발음이 한자 발음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제사(祭祀)라는 한자가 어떻게 생겨났는가 하는 것보다는, 제사라는 글자가 생기기 전의 발음인, ‘츠’ ‘러’가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차례, 차레와 비슷한 이 음이 동아시아 공동의 음가(音價)인 차례를 표기하기 위한 민족 나름의 음가 선택이라고 봤다. 박현씨는 글자가 어떻게 상형 됐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음가가 어디서 왔는가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차례는 채우고 비운다는 결산의 뜻
차례라는 뜻의 차는 ‘꽉 메우다’ ‘채우다’라는 뜻이다. 례는 ‘비우다’의 뜻으로 차례는 채움과 비움, 즉 채우고 비우고를 정산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차대조표의 작성이다. 든 것과 난 것, 채운다는 것과 비운다는 것은 거래이자 왕래이다. 상대적인 결산이다. 그것을 반년이나 1년에 한번 단위로 전체가 모여서 하는 결산이다.
“마”, “맞”은 ‘진정한' ‘진실한’ ‘우두머리’라는 옛 우리말이다. 우리말의 ‘마지’, ‘맞이’는 제일 위라는 뜻으로 지금도 쓰여 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애가 우리의 마지입니다”의 마지나 맞이는 제일 큰 아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지’는 고대어의 치(chi)로 지도자, 위쪽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마차례’의 뜻은 ‘진정한 단 한번의 가장 중요한 대차대조표, 정산을 한다’라는 우리의 옛 말이다.
이것이 점점 후대로 내려오면서 성리학 이후 한국 사회에는 차례의 ‘차’인, 즉 채움만 남고 비운다는 ‘례’의 뜻은 사라져 버린 반쪽의 차례로 남은 셈이 됐다. 채움의 뜻인 제(祭)를 예법이라는 형식으로 얽매어 놓고 그 본래의 뜻, 정산과 반성은 온 데 간 데 없이 예법만을 가지고 따지는 본말이 전도된 차례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급기야는 중국 송나라 때 ꡔ주자가례(朱子家禮)ꡕ를 따를 것인가? 조선조 때의 사계 김장생(沙溪 金長生)의 예법을 따를 것인가? 또 우리의 옛 역사서인 ꡔ한단고기(桓檀古記)ꡕ 등에 나오는 우리 고유의 예법을 따를 것인가? 하는 껍질만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시시비비만 남아 버렸다. 가가례(家家禮)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그 빛이 바래져 버렸다. 조선조 때는 차례의 예법 하나로 사화가 일어나 대량 살육전이 일어나고 당파도 여기서 파생 됐다.
나이는 차례를 지낸 숫자
1년에 한번씩이라도 진정한 차례를 지낸다면 사람이 바뀔 수밖에 없다. 이것이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고 하는 것이 나이라는 우리말의 뿌리(語根)이다. 나이라는 말의 “나”는 ‘땅’을 뜻하고, “이”는 ‘반영’, ‘계승’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우리의 옛 말이다. ‘이’는 우리의 고어에서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장음(長音)일 경우에는 붉다, 중음(中音)일 경우에는 살다, 단음(短音)일 경우에는 잇다로 된다. 현재의 우리말에 다 녹아 있는 말이다.
이꽃은 붉은 꽃이고, 현재 쓰고 있는 잇몸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원래 이(齒)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잇몸을 이라 했다. 현재 쓰고 있는 이(齒)는 잇발이다. 이빨이라는 말은 정체불명의 말일 뿐 잇발이라 해야 맞다. 잇몸이 이 ‘이’다. 잇몸이 붉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가 이빨이고, 잇몸은 별도로 잇몸이 돼 버렸다. 따라서 나이는 땅에서 살고 있는, 땅에서 생명을 잇고 있는, 땅의 나이테이다. 나이라는 것은 나무에 있어서 테와 같은 것으로 그것이 하나하나 쌓여 가는 것이다. 차례를 진심으로 올리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무덤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 날이 바로 인간 완성의 날이기 때문이라 했다. 자신에 대한 정산과 반성, 참회라는 차례의 정신을 바탕에 깔고 차례를 지내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했다.
우리 문화의 뿌리는 차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례의 근본을 잊어버리고 단순히 제사만을 지내야 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홍동백서를 하든 무엇을 하든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제상에 올리겠다는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천 년 조상들이 이어 온 차례의 근본을 이해할 경우 우리의 차례는 세계의 어떤 문화와 어떤 종교에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극소수의 특이한 사람들을 빼고 나서는, 차례에 거부감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인류의 모든 문명을 덮을 수 있고, 덮어낼 수 있는 데다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큰그릇일 것이다.
- [월간 한배달 단기4337(2004)년 1월호, 심층탐구--제사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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