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회화감상

Georges Pierre Seurat 작품

오늘의 쉼터 2008. 2. 29. 19:28
 
 


 
 
그랑드자트 섬의 오후를 거닐면 - 이성렬
 
 
 수많은 점들로 떠 있는 바다는 내 발등에 잔잔하다. 작은 구멍투성이 돛을 단 배를, 더 미세한 모세관들로 가득한 바람이 밀고 있다. 손바닥만큼 열린 하늘에서 푸른 색소가 쏟아져 내리고, 정장 차림 부부의 검은 양산 위로 연두색 꽃가루들이 흩어진다. 나무들이 끊임없이 햇살의 파편을 빨아들이고 있는 세상은 그늘 속 사람들과 양지쪽 사람들로 선명히 갈라져 있어, 아무도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그 경계를 가로지르는 무표정한 모녀는 세상 밖을 향한다. 강아지를 따라서 갈색솜털들이 일제히 왼쪽을 향하여 우르르 뛰어간다. 수십 억 개의 마른 입자들로 이루어진 작은 몸뚱이는 쉽게 해체될 듯도 한데, 꼬리를 곧추 세우고 있다. 무엇일까, 풀기 없는 많은 점들을 접착시키는 그것은. 이 풍경을 온전히 빛에 젖게 하는,
세상의 비밀은.
 
<시안> 2003년 겨울호.
 
 
조르쥬 쇠라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런 기법을 인상화화가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나이 31살에 요절하는 바람에 신인상파는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다. 인상파는 모네가 [인상, 일출]이란 그림을 전시하면서 시작되었다. 피사로를 비롯하여 마네,세잔,드가,르누아르, 여류 커새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인상파가 찰나성이나 流動하는 느낌 등 빛의 정서적 측면을 강조했다면, 신인상파의 창시자 조르주 쇠라는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그래서 전자를 "낭만적" 인상주의, 후자를 "과학적" 인상주의라 부르기도 한다. 빛에 대한 관심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낭만적" 인상주의와 "과학적" 인상주의 사이에는 분명 연속성이 있지만, 낭만적 추구와 과힉적 추구 사이에는 그 현격한 시각 차이에 따른 단절이 존재할수 밖에 없다. 쇠라는 특히 삼원색과 색채 대비, 보색에 관해 심혈을 기울여 공부했고,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적용해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미술계 안팍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같은 열성적인 탐구 끝에 나온 그의 독특한 조형법에 점묘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쇠라는 과학자처럼 집요하게 빛과 색의 성질을 탐구함으로써 매우 개성적인 조형세계를 열게 됐고, 마침내 현대미술의 중요한 선구자 가운데 사람이 되었다.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는 쇠라가 점묘법을 이용해 그린 대작 가운데 하나이다. 이 작품은 어느 일요일의 한가한 오후, 그랑드 자트섬에서 여가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을 소재로 한 그림이다. 그림은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풀밭에 앉아서 쉬는 모습을 차분하게 담고 있다. 한가롭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안개가 낀 듯 다소 뿌연 느낌이 없지 않지만, 색조가 무척 신선한 인상을 주고 그림의 표면 역시 상당히 매끄럽게 느껴진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과 다른 점이있다면 인상파의 빛과 그림자는 찰나의 인상을 주는 반면, 쇠라의 빛과 그림자는영속적이고 영구적인 느낌을준다는 것이다. 
 






Les Poseuses,
1886-88, oil on canvas,
The Barnes Foundation, Merion, PA. 195KB




Port-en-Bessin, Sunday,
1888, oil on canvas,
Kroller-Muller Museum, Otterlo. 198KB




The Siene at la Grande Jatte,
1888, oil on canvas. 146KB




La Parade,
1888, oil on canvas,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147KB





Young Woman Powdering Herself,
1888-90, oil on canvas,
Courtauld Gallery, London. 236KB





Le Chahut,
1889-90, oil on canvas,
Kroller-Muller Museum, Otterlo. 248KB





The Circus,
1890-91, oil on canvas,
Musee d"Orsay, Paris. 232KB

 
조르쥬 피에르 쇠라[Georges Pierre Seurat, 1859.12.2~1891.3 ]
 
파리 출생. 1878년 파리의 관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앵그르의 제자 H.레만의 지도를 받다가, 다음해 지원병으로 입대하여 브레스트의 해안에서 병역을 마쳤다. 파리로 돌아와서는 고전 작품을 연구하고 소묘에 힘을 쏟는 한편, 셔브뢸, 헬름홀츠 등의 색채학과 광학이론을 연구하여, 1881년경 들라크루아의 작품의 색채대비와 보색관계를 해명한 글을 발표하여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이론을 창작에 적용하여 점묘(點描)화법에 의한 최초의 대작 "아니에르에서의 물놀이(Une Baignade, Asnires, 1883∼1884)"를 완성하였는데, 이 작품은 1884년 살롱에 출품하여 낙선하였으나 앙데팡당전(展)에 출품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일을 인연으로 평생 화우(畵友) P.시냐크와 사귀게 되었다.
1885년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제작하여 다음해에 열린 인상파 최후의 전람회에 발표하였다. 이것은 전작(前作)의 수법을 한층 더 발전시켜 순수색의 분할과 그것의 색채대비에 의하여 신인상주의의 확립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 밖에 "포즈를 취한 여인들(Les Poseuses, 1888)", "기묘한 춤(Le Chahut, 1889∼1890)", "화장하는 여인(1890)" 등의 작품이 있다. 모두 인상파의 색채원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고 인상파가 무시한 화면의 조형질서를 다시 구축한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으며, P.세잔과 더불어 20세기 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전염성 후두염으로 32세의 젊은 나이에 파리에서 요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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